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 argentum92
- 2월 25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5일

들어가기에 앞서:
이런 분들을 위해 쓰여졌어요!
- 신체 예산이라는 개념은 이해가 가는데, 정확히 어떤 매커니즘으로 돌아가는 것인가요?
- 왜 블루밍고는 식사, 수면, 활동량이라는 3가지 요소를 체크인하도록* 설계되었나요?
-왜 구성원들의 신체 예산을 신경쓰는 것이 중요한가요?
*실제로 블루밍고는 이 3개 팩터에 더해 이용자의 정동을 담아내는 것으로 하루의 체크인을 마무리합니다. 정동과 다른 요소 간의 상관관계는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 포스트는 어서 오세요, 블루밍고에!와 연결되는 내용임을 미리 밝힙니다.
어서 오세요! 우선 이렇게 3번째 아티클까지 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체 예산은 어서 오세요, 블루밍고에!에서 간단히 소개하였듯, ‘한정된 자원 내에서 우리 몸의 모든 대사를 총괄하기 위한 뇌의 에너지 예산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신체 예산' 의 장부는 눈에 보이지 않지요. 몸의 에너지 필요량에 대한 예측과 그에 대응되는 자원의 분배, 또 비상시 대처까지 전부 뇌 안에서 시작되고 끝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집행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메커니즘의 원리를 현실의 예산안과 비교할 수는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실제 예산안(편의상 ‘엑셀 예산’으로 칭하겠습니다)’과 ‘신체 예산’의 개념이 맞닿는 그 지점부터 시작해 ‘왜 신체 예산 개념이 필요한가’라는 답에 이르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보여 드리려 합니다.

가진 것은 밑바탕에, 지출 항목은 차례대로
신체 예산과 엑셀 예산 모두 기본 틀은 같습니다. 덕분에 첫 단계는 ‘지금 우리가 얼마까지 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죠.
뇌는 현재 가진 에너지 (포도당, 지방 등)의 총량을, 엑셀 예산의 작성자는 현재 자산이 얼마인지(동산과 부동산, 부채, 수입 등이 되겠네요)를 각각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지출 항목 정리가 따라옵니다.
엑셀 예산의 항목은 다들 떠올리시는 그대로입니다.
월세 등 고정비
생필품 등에 지출되는 생활비
취미 등을 위한 문화생활비
여기에 비상시를 대비한 예비비
etc…
신체 예산의 경우 엑셀 예산과 항목이 조금 다릅니다.
생존을 위한 신진대사 에너지
소화
휴식
호흡
움직임
etc...
업무에 쓰일 에너지 (고등사고과정)
보고서 작성
결재 요청 올리기
유관부서 협업 업무 처리
문의 처리
etc…
기타 일상생활(청소 등 가사, 그 외 일상 유지를 위한 수많은 노동)을 위한 에너지
여기에 하나 더, 뇌의 매 순간별 확인과 조율까지.
(효율적으로 배분된 것인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가? 신경써야 할 지점은 없는가?)
외부 상황도 변화무쌍하기 그지없는데, 인간은 움직이고 보고 듣고 냄새를 맡는 생명체니까요. 덕분에 뇌는 오늘도 싱크로율을 맞추는 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업무에 필요한 에너지’는 어떻게 계산되고, 또 집행되는 것일까요? 태어날 때부터 뇌에 사회인으로서의 업무가 새겨져 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일을 배웠던 걸까요?
의외로 신입의 뇌가 하는 일은 '낯선 업무를 맡은 와중에 예산 세워 보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에 있던 기록을 확인하고, 상황에 맞게 어림해 보고, 그 뒤 최종 예산안이 꾸려지는 순서죠.
하지만 뇌의 경우, 여기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는 ‘나’의 기억밖에 없다는 게 큰 차이점입니다.
덕분에 1차 완성본은 미흡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에너지를 1만큼 할당한다면 잡무에는 에너지를 10만큼 넣는 식으로 뭔가 어설픈 점이 잡히는 식입니다. 덕분에 시행착오는 필연적이며, 그 시간 속에서 예산안은 점점 매끄럽게 다듬어지게 됩니다.
예산안이 흔들린다면
그러나 예산안이 만능열쇠가 아닌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예산안은 말 그대로 주어진 자원을 꾸리기 위한 문서이지, 돌발상황을 비롯한 모든 변수에 대한 대비책은 아니니까요.
일례로 엑셀 예산이 쓸모없어지는 경우는
수입-지출 현황이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아 해당 문서가 더 이상 현재의 재무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예산안을 통해 관리되는 자금만으로는 무리인 규모의 지출이 발생하거나,
갑자기 자금이 들어갈 일이 생겼는데 기록은 되지 않은(돈은 빠져나갔는데 증빙은 누락된) 경우 등이 있을 것입니다.
신체 예산도 이처럼 ‘감당할 수 없는’ 즉, ‘이미 잡아 둔 예산안이 깨지는 경우’ 가 존재합니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세상이니까요.
그럼 이렇게 예산안이 깨지면 어떻게 될까요?
제일 먼저 업무에 투입되는 예산(에너지)부터 감소합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당장 몸부터 돌봐야 하는데 업무에 쓸 예산이 어디 있나요. 뇌는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인 만큼 그 이후의 가치들 (일의 퀄리티, 팀의 성과, 회사 전체의 성장)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균형은 어떻게 파괴되는가
그럼 이렇게 예산안이 일그러지고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상황은 어떤 경우일까요? 아마 떠오르는 경험들이 있으실 겁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했던 때, 가족에게 갑자기 큰일이 닥쳤을 때, 손발이 다 묶여 있는 것 같았을 때 등등...
신경과학자들은 이런 경험들, 그리고 기존 문헌들을 모아 연구한 끝에 신체 예산의 균형을 좌우하는 3개의 키 팩터* key factor들을 찾아내게 됩니다.
*3개 외에도 다른 팩터들이 있으나 가장 핵심적인 것만 추렸습니다.
식사 알맞은 양으로 질 좋은 식사를 했는가
수면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가
활동량 만족할 만큼 움직이며 운동하고 있는가
*위 3개 변수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으로 정동이 관찰되는데, 이는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키 팩터에서 적신호를 보내면 뇌 입장에서는 당장 우리 몸에 위험 신호가 들어왔다는 뜻이 됩니다.
뇌 입장에서는 매 순간순간마다 다음을 위해 예산안을 수정, 조율하고 있는데 중앙 관리실에서 비상벨이 울리고 있는 셈이죠.
결과는? 당연하지만 ‘비상벨을 끄는 것’이 1순위가 됩니다.
물론 예상과 현실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더 희망적일 수도, 심지어 장밋빛일 수도 있지요. 그러나 우리 뇌는 그 구조상 세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장기입니다. 우리 몸의 감각 기관들이 전해주는 정보만을 받는 곳이니까요. 그런데 그 기관들이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지도 못한 상태라면 어떤 정보를 주게 될까요?
이 상황에서 업무에 투입될 시 자신의 100%를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조직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블루밍고의 출발점이 된 질문입니다.
‘조직원 개개인의 신체 예산이 가능한 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면.’
‘자신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 내에서 일에 몰입하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면. 또 그런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툴이 있다면.’
‘인사담당자가 이 경고등을 적시에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면.’
인사담당자가 구성원의 ‘협력자’로 존재하며, 궁극적으로는 팀 전체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 오늘 포스팅의 결론입니다. 결론이자 요약이니, 한번 훑어보시고 가볍게 마무리하시기를!
신체 예산이라는 개념은 현실에서의 예산안 수립 과정과 비교해 이해할 수 있다.
신체 예산이 깨질 시 뇌는 제일 먼저 업무에 쓰이는 에너지를 줄인다.
신체 예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팩터는 식사, 수면, 신체활동이다. 이 3개 팩터는 주변 상황과 상호작용하며, 신체 예산의 균형 유지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